EBS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실험 다큐를 찍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젝트였죠. 이를 위해 훈련을 거쳐 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정서를 가진 리트리버 3마리가 뽑히죠. 처음에 아이들은 책읽기보다 사랑스러운 리트리버에만 관심이 많았죠.
이 실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와 싫어하는 책을 결합시켜 어쨌든 책 읽기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재미를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죠. 아이들이 소리내서 읽으면 강아지는 가만히 듣고 있습니다. 15분씩. 그렇게 매일 읽으면서 아이들은 발음도 좋아지고 재미도 느낍니다. 실험은 성공이었죠. 하지만 이 결과가 전부가 아닐 것입니다. 3개월뒤 강아지와 헤어지는 순간, 아이들은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서러웠을까요.
그동안 이야기를 나눌 존재, 내 이야기를 들어줄 존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충만했을 겁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그 마음에 책을 꺼내 들었겠죠. 이런 존재와의 관계는 삶을 여러 이야기로 채우게 됩니다. 마음이 텅 빌 수 없죠. 끊임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죠.
오늘 여러분은 누구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가요. 그 마음은 분명 사랑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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