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일깨우는 짧은 글 6

노력과 행운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오타니 쇼헤이. 그는 길을 가다 쓰레기를 발견하면 항상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니라 남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것이다.” 오타니는 29세 나이에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잘하는 그의 운동 실력이 만화 같다면 그의 자기 관리 능력은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일 정도죠.  그가 15살 때 만들었다는 만다라트 계획표는 유명합니다. 아이가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부 실천항목까지 빼곡하게 적어놓았죠. 특이한 것은 체력과 정신력뿐만 아니라 인간성과 운마저도 개발해야 할 요소라고 보았다는 것입니다. 성공에는 실력뿐만 아니라 행운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는 게 놀..

나는 자유다

여러분은 혹시 남기고 싶은 묘비명이 있나요?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아주 인상적인 묘비명을 남겼습니다.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나는 자유다 기존 관념에 묶이지 않은 자유로운 존재인 ‘조르바’를 그려낸 작가다운 말입니다. 무엇보다 진정한 자유에 대한 정의가 새롭습니다. 자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은 허무주의나 무기력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살았으니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는 상태입니다. 오히려 오늘 하루를 만족스럽게 살았다는 감각은 삶에 대한 감사와 경탄이 없으면 느끼기 힘듭니다. 이런 사람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을 감사하며 힘차게 나아갈 수 있..

마음을 잇는 3개월의 여정

EBS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실험 다큐를 찍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젝트였죠. 이를 위해 훈련을 거쳐 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정서를 가진 리트리버 3마리가 뽑히죠. 처음에 아이들은 책읽기보다 사랑스러운 리트리버에만 관심이 많았죠.  이 실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와 싫어하는 책을 결합시켜 어쨌든 책 읽기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재미를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죠. 아이들이 소리내서 읽으면 강아지는 가만히 듣고 있습니다. 15분씩. 그렇게 매일 읽으면서 아이들은 발음도 좋아지고 재미도 느낍니다. 실험은 성공이었죠. 하지만 이 결과가 전부가 아닐 것입니다. 3개월뒤 강아지와 헤어지는 순간, 아이들은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목을 놓아 울었습니..

적극적 순응

인생이 자기 생각과 달리 흘러갈 때. 내 삶이 오직 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배우자, 자식, 부모, 형제가 얽혀있을 때. 그래서 나에게 부여된 책임과 내가 하고 싶은 일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 이럴 때 무엇이 현명한 선택일까요. 가족을 저버리고 일과 커리어에 집중하는 선택이 있고, 결국 일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선택이 있습니다.  김미경 강사는 이럴 때 필요한 지혜로 ‘적극적 순응’이라는 개념을 내세웁니다. 아이를 낳고 양육해야 하는 시간, 늙은 부모를 돌봐야 하는 순간, 가족 중 누군가가 아파서 돌봄이 필요한 순간. 우리는 하고 싶었던 일을 접고,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에 투신해야 합니다. 당신은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운명의 굴레 앞에 ‘적극적’으로 순응했을 뿐입니..

미소의 나라

태국이 관광대국이 된 데는 태국인의 환한 미소가 한몫했죠. 에릭 와이너가 쓴 행복의 지도>에는 미소의 나라 태국에서 쓰는 미소와 관련된 단어들을 소개합니다. ‘임춘촘’은 상대에게 감탄했을 때 미소. ‘임탁탄’은 난 당신과 생각이 다르지만 그 형편없는 아이디어를 발표하려면 마음대로 하라는 뜻을 담은 미소라고 합니다. ‘임사오’는 슬픈 미소. ‘임마이옥’은 웃으려고 하는데 웃을 수가 없는 미소. 미소의 종류도 참 다양하네요. 그래서 태국인은 가짜 미소를 구분해낸다고 합니다. 타이 항공에서 승무원 둘을 놓고 진짜 미소를 찾아보라는 광고를 했는데, 태국 사람들은 그 차이를 한 눈에 알아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고 하죠. 진짜 미소의 비밀은 눈에 있습니다. 눈의 안륜근이 움직이는 미소..

버섯을 밤중에 땅에서 밀어 올리는 힘

정혜윤 작가의 에세이집 ‘앞으로 올 사랑’에서는 오래된 인디언들의 단어가 나옵니다. 퍼퍼위. 아메리카 원주민의 말인데, '버섯을 밤중에 땅에서 밀어 올리는 힘'이라고 뜻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이 단어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생명을 만드는 에너지가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죠. 이런 힘이 내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 사람은 더 잘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담는 것이라면, 이 말이 사라졌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좋은 방식이 사라진 것이라며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가끔 출근길에 퍼퍼위라고 속삭이곤 합니다. 밤새 생명을 키운 보이지 않는 힘에 조금 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라고 고백합니다.  우리 내면을 ..